마음으로 담는 세상

기억 저 편의 아득한 추억을 그리워 하다


[2015 대한민국소극장열전] 대전 극단 “놀자의 <그리움에 대하여>


 

[2015 대한민국 소극장열전]  

2015년 7월 7-8일 양일에 거쳐 

대전의 소극장 핫도그에서 대전 극단 “놀자의 작품 

<그리움에 대하여>을 만나고 왔습니다.








[Prologue]



추억은 사전적 의미로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혹은 돌이켜 생각하다입니다.


그 '추억'을 '그리움'이라는 동사형 명사를 사용하여 


무대에 연극으로 올림으로 인해 


가슴 한 구석에 고이 접혀있는 기억을 '그리움'으로  끄집어 내려 하는 연극 <그리움에 대하여>입니다.


연극의 시놉시스


몸과 마음이 지친 남자가 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세 명의 여자를 만난다.

첫사랑 미영이내연 관계의 여인그리고 아내.

그녀들은 어머니다.

하지만남자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현실들이다.

그녀들과의 관계를 통해 남자는 그리웠던 날들과 다시 마주친다.


 





몸과 마음이 지친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이 남자는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놓으며 


자신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그리움'의 대상들을 읊조립니다.





그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아픔의 추억,


아마도 이것은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것으로 추측합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연극 짬뽕  => http://daejeonstory.com/3187


그 아픔의 추억 속에 그는 두려움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마치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던 열정의 사람이 아닌


평범하게 삶을 살아갔던 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연극은 제일 먼저 그의 첫사랑, 미영이에 대해 말하기 시작합니다.


수줍음 많아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 그녀를 보기 위해 교회를 나갔던 그,


하지만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그렇게 그녀와 헤어졌다가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녀는 어머니가 되어 있습니다.




연극에서는 첫사랑 미영이와 그 남자를 직면시키지 않습니다.


그저 아득한 기억 저 편으로 남겨 두어


관객으로 하여금 소중한 첫사랑의 기억을 지켜주려 합니다.




그 남자는 끝까지 뒤돌아 서지 않습니다.


오직 앞만 보며 자신의 첫 사랑의 그리움을 그림자로 남겨둘 뿐입니다.


첫사랑은 그렇게 소중하게 지키는 것이 아름답기 때문일까요?


연극은 그렇게 그의 첫사랑 미영이를 이렇게 흘러보냅니다.






이제 그는 또 다른 추억을 그리워 하며


바닥에 그리움을 글로 쓰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에서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을 대했던 예수의 행동이 겹쳐졌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워 놓고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를 시험하여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그들이 다그쳐 물으니,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리고는 다시 몸을 굽혀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그 여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 너를 정죄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느냐?”

 

여자가 대답하였다.

 

주님, 한 사람도 없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신약성서 요한복음 8:3-11



* 설명 *


이 글은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의 죄를 정죄하지 않는 예수의 의도는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지

간음의 대한 용서의 의미가 아닙니다.

이것은 뒤이어 나오는 구절과 연결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둠 속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 을 얻을 것이다."


이것은 세상의 빛인 예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빛 안에서 죄를 범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성서의 구절을 인용한 까닭은 바로 그가 추억한 두 번째 여인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추억한 두 번째 여인은 내연 관계였던 이름없이 등장하는 여인입니다.




   


선생님으로 존경하며 따랐던 그녀는 그를 존경하며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자신의 욕정의 대상으로 그녀를 삼았던 것일까요?


아니면 그녀의 존경을 사랑으로 이해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녀의 결혼 소식에 축하하지만


그녀는 왜 자신에게 그렇게 했는지 이유를 묻습니다.


아마도 그에게는 아찔하지만 달콤했던 기억으로 남기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연극의 시놉시스는 그의 기억속에 등장한 모든 여인을 향해 


"그녀들은 어어머니다"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그녀는 그의 얼굴에 날카로운 한 손의 흔적을 남긴 채 떠나갑니다.


이어진 그의 행동은 이름모를 그리움과 상처를 보듬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 한 순간의 달콤함과 영원한 상처로 남은 그녀의 추억은 그렇게 끝을 맺습니다.


그녀 역시 어머니가 되겠지요?





   



이제 그의 기억속에 있는 세 번째 여인을 등장시킵니다.


(극 중에서는 분명 두 번째 여인이지만 작품에서는 제일 마지막에 등장시킵니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현실들이다"라는 표현처럼


이 여인은 그의 치열한 삶의 현실을 반추합니다.


바로 그의 아내입니다.




그의 아내 역시 이름이 없습니다.


단지 아내일 뿐입니다.


연극에서 이름을 갖고 있는 유일한 여인은 첫사랑 '미영이'일 뿐입니다.


재미있지요? 첫사랑에게만 이름을 부여한 연출의도가 말입니다.




그녀는 그에게 고장난 차 수리비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말을 합니다.


소극장을 운영하는 그에게는 하루하루가 치열한 삶의 전쟁터이며


연극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그의 전쟁터에서의 우군이며 동시에 총알인 셈이겠죠?


관객이 많이 오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찾을 수 있으니...






점점 각박해지고 치열해 지는 현실의 문제에 그는 밧줄을 들고 의자에 올라갑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요동하지도 않고 그에게 너무나도 태연하게 행동을 합니다.


너무 무심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결국 그는 이 밧줄을 한 마디의 욕과 함께 바닥에 내던져버립니다.




이 장면에서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남편을 잘 아는 그의 아내의 태연한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Epilogue]



  




그리움은 언제나 아득하게 멀리만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연극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 그리움을 연극의 무대에 올려

가슴 한 구석에 겹겹이 숨어있던 그리움을 꺼내도록 만들었습니다.


 

연극을 보고 난 후, 여러분은 어떤 그리움을 떠올리시겠습니까?

 

첫사랑?


떠나가 버린 슬픈 사랑?


하지만 연극은 지금 내 옆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을

그리워하길 바라는 마음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한 편의 시가 있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소중한 사람을 너무 멀리서만 찾지 말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극단 놀자의 <그리움에 대하여> 연극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덜뜨기의 마음으로 담는 세상 = 허윤기]


Posted by 덜뜨기 덜뜨기